골프장 부지 주택건설, 현실성 있나?

탑골프 | 기사입력 2021/04/01 [10:02]

골프장 부지 주택건설, 현실성 있나?

탑골프 | 입력 : 2021/04/01 [10:02]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사태 초기 LH 내부직원들의 부적절한 문제 인식과 정부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안 그래도 주택정책에 대한 불만이 가중된 국민 정서에 큰 충격과 반감을 불러왔다. 이제는 해당 사태의 해결은 물론이고, 주거복지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동산시장 부패 척결이 정치권의 핵심과제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들이 나온다.

 

때마침, 4월에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비롯한 보궐선거가 있고 내년 대선이 치러지는 중차대한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 정치권의 발걸음이 자의든 타의든 더욱 바빠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다급한 대로 향후 각종 무리한 부동산정책이 여기저기서 출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복잡한 이해관계에 종국에는 진영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싶은 기우이다. 합리적 대안은 보이지 않고 이미 정치적인 논리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들이 쏟아지는 것은 보면 그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표면상으로 문제의 발단은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도심 근교 주택난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현 정부 초기부터 다양한 부동산 문제 해법을 제시해왔으나 규제에서 공급 위주로 급격히 선회하면서 이미 아파트 시세는 급등한지라 뒤늦은 정책으로 우려를 샀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3기 신도시 지정으로 대응했으나 이번 LH 사태에서 목도했듯이 도리어 부지선정의 중요성보다 부정부패의 폐단이 커 보이게 됐다. 공기업과 정부 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마당에, 과연 기존과 같은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안정적이고 공정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을 대체할 대규모 주택 공급지로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자는 움직임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정치권에서도 뉴서울과 88CC 등, 일부 정부 소유 골프장에 아파트를 짓자는 제안들이 단골 소재처럼 쓰였지만 운영사와 회원권 보유자들의 반발에 흐지부지된 사례가 있어왔다. 게다가 골프장 수용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골프장 몸값도 폭등했지만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폭등에 그마저 비할 바도 아닌 상황이다.

 

이러한 과거사를 의식한 탓인지, 최근에는 육군사관학교에 접해있는 태릉CC나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인접한 부영CC처럼 일반 회원모집이 없는 군 골프장이나 대중제 골프장 체육 용지를 주택용지로 전용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해당 골프장들은 기존에 거론된 골프장에 비해 모두 도심지에 인접해 있어, 거주환경이 뛰어나고 초기 개발비 부담이 적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국내 지리적 특성에 비춰보면 이와 같은 평탄화 된 대규모 부지는 앞으로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주택부지로 개발할 경우, 건설기한을 계획보다 앞당겨 골프장별로 최소 5천~1만 가구 수준의 주택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아직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서울 주변 신도시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도심지역 회원제 골프장이 된 곳들도 주택공급 후보지가 될 수 있다. 고양 삼송지구에 인접한 서울한양, 뉴코리아 골프장을 비롯해서 하남 감일 지구에 있는 캐슬렉스서울 골프장과 판교 신도시의 남서울 골프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수용해야 할 회원권 가격이 비싸고 소유주 지분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곳들이어서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나마 캐슬렉스서울 골프장 정도만 사조그룹의 단일소유로 지분구조가 단순하다는 평이다. 또한 캐슬렉스서울CC의 경우, 과거 2011년에 하남시가 일부 부지를 수용하여 현재는 아파트 단지가 이미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미 태릉CC와 부영CC 또한 지역단체와 거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정부가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점으로 지목된 교통망에 대한 대책과 골프장 소유주의 대규모 막대한 개발차익에 대해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부채납 등의 조율을 통해 형평성이 담보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이 필요할 듯하다. 그리고 캐슬렉스서울처럼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권 보유자들에 대한 배려와 충분한 보상이 추가되어야 할 수 있다.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여 아파트를 짓고 주택난 해결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는 찬반논란이 있는 이상, 규범 경제와 당위성을 바탕으로만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택지지정에 따른 부작용과 그린벨트와 공익재 같은 시설을 활용해서 주택을 짓는 것은 더 큰 공공의 손실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에서 대안으로 모색해보면 어떨까 싶다. 무엇보다 이번 LH사태에서 목도했듯이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도덕 불감증과 국민 정서상 적어도 상대적 약자나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하는 구조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지목될 수 있을 듯하다.

 

 

글 이현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회원권애널리스트 lhk@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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