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실외스포츠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골프장 이용자 수와 활동인구가 증가하는 등 골프는 스포츠 및 산업적 가치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박용정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골프 예약 서비스업체의 골프장 예약 건수(엑스 골프 예약 건수, 6월 3주까지 기준)는 19.8만 건으로 2019년 상반기 17.5만 건 대비 약 13.2% 증가하였다. 골프장, 스크린 골프장 방문객 수(카카오모빌리티, 2~9월 카카오내비 목적지 검색 기준) 역시 전년동기대비 각각 20%, 46% 증가한 가운데 골프 활동인구는 2019년에 약 515만 명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최근 관심이 확대된 골프 산업의 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한국 프로골퍼들의 활약 및 인프라의 국제적 위상을 들 수 있다. 한국 프로골퍼들은 지난 40여 년간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정상에 오르면서 국내 골프 산업 성장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1982년 이후 아시안 게임 골프 종목의 개인 및 단체전에서 총 35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등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박세리를 비롯해 박인비 최근 고진영, 박성현, 김세영 등 한국 여자 프로선수들은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선보이며 높은 인기와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한국 골프장의 인프라 경쟁력 수준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세계 골프장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코스 수 기준 미국, 일본, 캐나다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세계 9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두 번째로 여가 활동으로서 골프 수요 확대이다. 주 52시간 근무 확산 등으로 근로시간이 감소하고 여가 시간이 증가하면서 생활체육 및 스포츠 활동으로서 골프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국내 연평균 총 근로시간은 2015년 2,082시간에서 2019년 1,829시간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동시에 여가 시간은 증가하면서 생활체육으로서 골프 활동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여가 시간에 체육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인구 중 골프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인구는 약 7.7%로, 축구(15.9%), 수영(10.6%), 보디빌딩(9.9%), 등산(8.2%) 다음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향후 체육 동호회 활동을 원하는 인구 중 7.5%가 골프 동호회 가입을 희망하는 등 골프 수요 확대가 지속 중이다.
세 번째로 골프의 대중화 현상이다. 대중제 골프장 수 증가로 접근도가 높아짐에 따라 골프장 이용객 수가 늘어나면서 골프 문화의 대중화가 지속 중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골프장 수(대중제, 회원제 합산)는 총 494개로 집계되고 있다. 2013년 이후 대중제 골프장 수가 회원제를 추월하면서 2019년 전체 골프장 수의 약 65.8%가 대중제 골프장이 차지하고 있다. 전체 골프장 이용객은 2019년 약 4,278.5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2010∼2019년) 연평균 5.8%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은 동기간 연평균 10.9% 증가한 반면 회원제는 1.9% 증가에 불과하다. 동시에 국내 골프 활동 경험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대중화 스포츠로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네 번째로 스크린 골프 시장 성장이다. 스크린 골프 시장은 젊은 연령층의 이용 선호도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서울대 스포츠산업 연구센터·유원골프재단 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스크린골프연습장은 이용률 증가의 영향으로 관련 시장규모도 약 1.3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크린골프연습장 이용률은 20~40대를 중심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되면서, 골프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섯 번째로 코로나19 특수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제한으로 해외골프 활동인구의 국내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대내외 확산이 본격화된 3월 이후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급감하였으며, 2020년 1월 251.3만 명 수준에서 8월 8.9만 명까지 전년동기대비 96.3% 감소하였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 중 해외골프 활동인구는 2007년 약 56.9만 명에서 2017년 약 211.2만 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최근 골프장 운영업은 타 스포츠 서비스업 활동의 생산 충격에 비해 하락 폭이 미약한 수준이다. 경기장 및 시설 등 스포츠산업 활동 전반을 포함한 스포츠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20년 1분기, 2분기 각각 전년동기대비 20.5%, 29.4% 하락하였다. 다만, 2020년 상반기 골프장 운영업은 1, 2분기 각각 전년동기대비 2.1%, 7.4% 하락하였다. 이는 2019년 1분기 전년동기대비 17.2%를 기록(2011년 4분기 25.6% 이후 최대 증가)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골프 산업의 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골프 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골프장 및 골프연습장 운영업의 매출액 기준 국내 골프 산업 시장규모는 2019년 6.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까지 9.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골프장 운영업과 골프연습장 운영업은 각각 6.2조 원,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해외골프 활동인구의 국내 유입은 내수진작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골프 활동인구는 215~2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1인당 평균 101~143만 원을 소비를 가정한다면 내수진작 경제적 효과는 최소 2.2조 원에서 최대 3.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기업 자산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국내 골프장의 기업 간 투자가 활발한 모습이다. 국내 골프장 운영업은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투자의 가치가 증대되면서 지난 5년간 투자액이 꾸준히 증가하였다. 골프장 운영업의 기업 간 투자액 규모는 2016년 이후 약 8.4배 이상 증가하였다. 국내 골프장의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투자액 규모(미공시 제외 거래 완료 및 제안 등)는 2016년 약 1,601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1~10월 초) 약 1.3조 원까지 확대되었다. 거래 건수 역시 2016년 5건에 불과하였지만 2020년(1~10월 초) 11건까지 증가하면서 최근 기업 간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실물경제 충격에도 불구하고 골프 산업에 대한 스포츠 활동 및 산업적 관심이 지속됨에 따라 가치 창출과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 첫 번째로 골프 대중화 및 골프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골프업계, 정부 등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업계는 골프가 국민 생활체육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정부는 골프 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골프 산업의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서는 관련 업계가 다양한 골프 문화를 제공한다는 관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누구나 쉽게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골프 산업은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통해 산업의 선진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은 국내 골프 선수들의 국위 선양을 통해 세계적인 골프 강국으로 부상하였다. 골프 관련 시설 확충뿐 아니라 골프 관련 전문 인력 양성, 골프 전문지식 연구 및 정보수집 기관 설립을 통해 한국 골프 산업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국내 골프 산업의 발전은 여행수지 개선 효과 및 고용, 건설, 유통 등 연관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지역경제와 내수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산업의 국내경제 활성화 제고를 위해서는 골프 수요 증대 등 골프 활동인구의 저변 확대를 통한 실질적인 대중화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골프업계는 골프 산업 경제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한편 성공 경영전략을 벤치마킹하는 등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수립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 전반의 행태 변화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은 골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타입의 서비스와 시스템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경영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골프 대중화로 관련 산업의 수요 창출이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골프용품의 국산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용품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