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회장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다. 시골 소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꿈과 함께 성장한 그가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간다. 개인의 성공을 넘어 이제 국가의 번영을 꿈꾸고 있는 그를 만나 사람, 기업, 국가가 가야 할 길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골 소년에서 글로벌 기업인으로 1964년 서천군 마산면의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서천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부여군 홍산중학교를 거쳐, 수업료 없이 장학생으로 갈 수 있는 익산의 전북기계공업학교에 진학했다. 졸업후 충남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 회장은 이때부터 확고한 국가관과 기업관을 갖게 되었다. ‘국가를 잘 살게 하고 나를 잘살 수 있게 하는 길은 바로 기업경영’이라고 생각했다. 대학 시절,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생들을 모아 과외를 지도했고, 충남대 총학생회에서 주최하는 운전면허 강습을 맡아 대학 캠퍼스 마당에 줄을 긋고 운전을 가르쳤 다. 이렇게 모은 종자돈으로 졸업 후 타이어뱅크를 창업하게 되었고, 이는 오늘날 뱅크그룹의 전신이 되었다. 김 회장의 사업영역은 빠르게 확장되어 갔다. 2023년에는 프리미엄급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에어프레미아(Airpremia) 항공의 지분을 인수하며 회장으로 취임했고, 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파멥신(PharmAbcine)의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도 올랐다. 업계에서는 그를 M&A의 귀재라고 부른다. 그 이름에 걸맞게 포스트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동차 타이어 유통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 및 분양업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진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한 비결에 대해 20가지 실천강령을 이야기한다. “실천강령 20가지 중 한 가지를 실천하는 사람은 노숙자로 살아가고, 10가지를 실천하는 사람은 반 성공과 반부자로 살아가며, 15가지 이상을 실천하는 사람은 하버드대학을 2번 다닌 것보다 낫고, 모두 실천하는 사람은 꼭 성공하고 큰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타이어 유통업의 혁신으로 생명을 구하다 김 회장이 타이어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1991년 대학 졸업 당시, 그는 세 가지 기준으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평생 할 수 있는 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 경기침체와 상관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1991년 당시에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5백만 대 정도였는데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1 년에 1만3백여 명이 됐습니다. 그중 타이어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 비중이 30%를 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현황은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이어 유통구조의 혁신이 시급했다.
“타이어의 유통 구조가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타이어 가격을 내리고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시켜 타이어값을 내리고 전문화했습니다. 타이어 가격이 내려가니 타이어로 인한 사고가 많이 줄더군요.” 그의 노력은 실제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는 1년에 평균 암이나 자살로 인한 사망이 1만여 명이고, 자동차 사고로 죽는 사람이 4천여 명인데 이런 사망자 숫자를 1년에 200~300명대로 낮췄으니 보람이 큽니다. 타이어 유통단계를 많이 축소한 덕분입니다. 많은 생명을 구해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국민이 좋아하는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은 1991년 타이어뱅크를 설립해 국내 최초로 타이어 유통 전문점 시대를 열었다. 타이어뱅크는 유통구조를 ‘제조사, 지점, 총판, 대리점, 카센터, 소비자’ 6단계에서 ‘제조사, 유통회사, 소비자’ 3단계로 전격 개편했다. 현재 타이어뱅크는 전국 491개 타이어 전문매장을 전국 네트워크 서비스로 운영 중이다.
또한 타이어뱅크는 기본적인 안전점검은 물론 업계 최초로 타이어 안심보험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이어 자동화 보관 시스템인 타이어 호텔도 도입 운영 중이다. 이밖에도 타이어 4대 무상안전점검, 타이어 점검이력 관리시스템인 ‘타이어 진료기록부’,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타이어 응급실 매장’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이어뱅크는 항상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타이어뱅크의 출산장려 캠페인도 이목을 끌고 있다. 2024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보다 0.04명이 감소한 0.68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저출산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가속화를 막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정책들을 전개하는 가운데 타이어뱅크가 진행하는 ‘출산장려 캠페인’은 저출산 위기 타파를 목적으로 기획한 출산 가정 지원프로젝트다. 첫째~셋째 자녀 출산 부모에게 타이어 구매 가격의 50% 할인 혜택, 넷째 자녀 이상 출산 시에는 지정 품목에 한해 타이어를 무상 제공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받을 수 있다. 타이어뱅크는 출산장려 캠페인을 위해 올 연말까지 약 1천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정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출산 장려 캠페인을 준비하여 대한민국이 저출산 위기를 극복해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하는데 타이어뱅크가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고 말한다.
세계적 리더들에게서 배운 성공의 비결 김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리콴유 전 총리, 징기스칸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이분들께 배운 성공의 비결은 첫째는 리더의 강한 의지이고, 둘째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도 이겨내는 도전정신, 셋째는 경쟁을 통한 적절한 차등 보상, 넷째는 출신과 관계없이 능력에 따른 인재 등용, 다섯째는 무능을 유능으로 대체하는 빠른 판단력입니다.”
특히 리콴유 전 총리로부터 배운 “적절한 긴장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싱가포르는 1960년대 리콴유 총리가 집권할 때 말레이시아계, 인도계, 화교가 뒤섞인 ‘짬뽕국가’였습니다. 그런데 리콴유 총리가 기업들을 융성하게 해서 잘 사는 나라가 되었죠. 리콴유 총리는 적절한 긴장 유지를 통해 싱가포르 국민들을 잘 살게 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러한 교훈을 자신의 경영 철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리콴유 전 총리가 한국에 온다기에 무조건 만나러 갔습니다. 성공하고 싶어서였죠.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외교관이 된 것처럼 롤 모델은 자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10만 CEO 육성의 비전 세계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김 회장의 비전은 ‘10만 명의 유능한 CEO 육성’이다. “우리 인류의 역사는 채취시대, 농경시대, 기업시대 순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지금은 기업시대입니다. 지구에 종말이 올 때까지 기업시대가 계속될 것입니다. 농경시대에는 농경이 모든 삶의 근간이었듯이 기업시대에는 기업이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며, 국부를 창출하는 등 삶의 원천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제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 바로 대한민국 ‘10만 명의 유능한 CEO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경제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와 민족은 융성할 것입니다. CEO는 기업을 총괄하는 최고경 영자로서 미래를 예측하고 개척하는 중요한 의사 결정자입니다. 이러한 CEO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육성되는 것입니다. 유능한 CEO가 많아야 부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K-POP과 반도체, 가전산업도 세계를 장악했죠. 이제는 더 많은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들이 나와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제 꿈은 대한민국을 1천년 동안 잘 살게 하는 것입니다.”라며 대한민국이 부자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탁월한 지도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능한 CEO를 대량 육성하는 것, 성공과 부자의 길에 도전해 많은 사람들이 잘사는 것, 세계적 규모의 프로젝트 수행과 개척 능력을 보유하는 것, 세계 금융을 지배하는 것 등입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김 회장은 ‘CEO 고등학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등과 같은 존경받는 기업인을 키우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우리나라 교육 제도는 학교에서 국·영·수만 가르치니까 사회에 나가 아마추어가 됩니다. 어릴 때부터 CEO 마인드를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국, 영, 수 과목을 반으로 줄이고, 경제와 금융교육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경제와 금융교육을 시킨 유태인을 보십시오. 유태인들은 아주 잘 삽니다. 우리는 그런 교육이 전무하다 보니 개인들이 경제난으로 고통스럽게 삽니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그런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날을 새워 사업 구상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의무감, 사명감이 저를 이끄는 것입니다.”
뱅크그룹의 미래와 김정규 회장의 불굴의 의지 김 회장의 목표는 뱅크그룹을 한국의 10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위대한 CEO를 많이 키워내 뱅크그룹의 이름값을 하고 싶습니다.” 그의 소신은 그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저는 누가 뭐라고 하든 전혀 신경 안 씁니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거든요. 누가 뭐라고 비판해도 화낼 일이 없습니다. 이럴 때 쓰는 최고의 문장이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소소한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김정규 회장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국가의 번영을 꿈꾸는 기업인의 비전을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5천여 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면 앞으로는 10만 명을 먹여 살리겠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CEO 10만 명을 양성하면 10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그가 펼쳐나갈 ‘10만 CEO 육성’ 프로젝트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김 회장의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은 계속될 것이며, 그의 비전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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