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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권시장의 달라진 수급 여파와 문제의 근원

이현균 애널리스트(lhk@acegolf.com) | 기사입력 2024/05/07 [15:02]

회원권시장의 달라진 수급 여파와 문제의 근원

이현균 애널리스트 | 입력 : 2024/05/07 [15:02]

▲ Unsplash의Zane Persaud

지난 4월 사단법인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전국에 운영 중인 522개 골프장의 2023년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총 4772만여 명(2022년 5058 만여 명)으로 2022년에 비해 대략 5.7%(286만여 명)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폐지되면서 해외 골프투어가 급증했다. 그래서 국내 주요 관광지의 골프 수요 감소가 클 것으로 이미 예상된 바이기도 했으나 지역별로 가장 타격이 큰 곳으로 역시 제주도가 지목됐다. 같은 조사기간 동안 제주는 15%가량 내장객이 줄면서 제주도는타 지역에 비해 향후 업황에 대한 불안스런 우려감이 증폭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도 2023년 지역별 연간 회원권지수로는 수도권에 뒤를 이어 8.7% 상승했고 주요 상승종목에서도 제주 ‘나인브릿지’가 122% 상승으로 1위, 2위 또한 ‘해비치제주’가 71% 상승의 기염을 토하는 등, 시장에서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를 보여 주었다.

이를 보면서 거론할만한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과거와 달라진 시장 환경에서 해당 골프장들이 회원권 거래제한을 두면서 희소성이 축적되어 반영된 결과로 표현하고자 한다. 즉, 낮은 거래빈도와 환급성, 그리고 급격한 시세변동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했던 것은 골프장들의 의도된 산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향후에는 제주도의 내장객 감소와 경기 동향에 따른 영향이 때에 따라서 제대로 악재에 반영될 수도 있고 이러한 경우 시세낙폭이 오히려 클 수도 있는 종목군으로 지목될 여지도 있다. 어쨌거나 관련 예측을 떠나 그러한 시세변동 가능성의 일면에 비춰보더라도 현재 회원권시장에는 골프장들이 직관하는 수급이 미치는 영향이 개별재료보다도 월등한 소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회원권시장에서 매물부족으로 거래가 힘겨운 종목군 0순위는 따로 있다. 바로 ‘무기명골프회원권‘이다. 무기명 골프회원권은 금융위기 전후 입회금 반환에 취약한 골프장들이 고육지책으로 발행했던 상품 으로 업황이 호전된 후에는 역으로 소각해야 할 경계대상 우선순위로 떠올랐다.

이에 반환처리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한동안 무기명회원권 하면 “부르는 게 값이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으나 요즘 분위기는 값을 불러도 아예 매물이 없다. 보다 정확한 표현을 빌리자면 편법이 아닌 제대로 된정통 회원제 골프장의 무기명회원권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이에 따른 부작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거론된 문제의 발단은 골프장들의 과욕에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으로도 치부된다.

 

이는 즉, 회원권시장은 골프장들이 회원권을 분양하는 발행시장과 이후 분양된 회원권을 거래소를 통해 매매하는 거래시장이 있겠는데, 골프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슈퍼 을’이 된 골프장들이 무기명회원권 발행뿐만 아니라 유통시장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들에 불편한 시각들도 있다.

 

그리고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의 회원권 발행도 문제다. 일부 회원제 골프장들의 사례를 보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비회원제 골프장들이 채권이나 기업어음, 주식발행을 통한 우회적인 회원권 발행을 벗어나 분양보증금 외에 별도의 프리미엄을 붙어서 아예 시초가격을 형성시켜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17조 회원 모집)을 보면 회원 모집을 위해서는 관할 당국에 회원모집계획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고 시행령에는 회원권의 종류 및 상세내역을 첨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는 분양하려는 회원권의 혜택이나 종류 등의 변경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과오에 대해 골프업계도 자성도 필요하지만 회원권 발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정부의 다각적인 감독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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