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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내몰린 골프장들 그 해법은?

이현균 애널리스트(topgolf2269@naver.com) | 기사입력 2022/09/30 [09:52]

기후위기에 내몰린 골프장들 그 해법은?

이현균 애널리스트 | 입력 : 2022/09/30 [09:52]

지난 8월 8일 서울을 포함하여 수도권을 시작으로 10~11일에 걸쳐 충청, 전라권까지 쏟아진 폭우는,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상당한 재산피해를 불러왔다. 유독 이번엔 대한민국 부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 강남 일대까지 수해가 집중됐는데,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관측소에 측정된 8월 8일 강수량이 381.5mm이었으며 시간당 최대 강수량이 141.5mm에 이르렀다. 이는 기상 관측 사상 115년 만에 최다 강수량이자 시간당으로는 80년 만에 최다 폭우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모든 관심이 물바다가 된 서울 일대, 그중에서도 강남 지역에 쏠리게 됐고 가장 부유한 지역이 지대가 낮아 수해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과거 피해 사실과 함께 재차 보도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반복된 재해가 또다시 인재(人災)로 부각되자, 서울시는 신속히 주요 침수지역 일대에 수해방지 시설을 2027년까지 설치하기로 발표했는데 만시지탄(晩時之歎) 격이라도 반기고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쏟아야 할 일이다.

이렇듯 대중의 관심이 매스컴의 특정 내용에 주목하고 있을 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경기와 강원도 일대의 일부 골프장들의 피해도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도심과 거주지를 벗어난 외곽이라는 입지적 차이와 피해 정도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골프장들은 단기적으로는 이미지 손실로 고객 이탈과 혹여나 있을지 모를 관리지침에 따른 행정처 분과 과대한 소모비용 등을 우려해, 피해 사실에 대해 함구하거나 신속한 복구를 통해 단기적 처방에만 급급해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집중호우에 따른 크고 작은 피해들이 없었던 건 아닐 것이다. 일례로 1992년과 1999년을 돌이켜보면, 경기도 일대의 공사 중단된 골프장들에서 장마철마다 절개지 토사유출과 배수로 유실로 인한 피해 여파가 지역주민에게까지 미치게 됐다. 이 일은 사회적 문제로도 비화됐고 결국 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부실사업 정리와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희미하거나 잊혔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저금리, 저유가, 저달러로 대변되는 이른바, 3저 호황의 종식과 공직자 기강확립을 위한 청와대 사정반의 활동으로 골프장에 불황이 불어 닥친 배경이 있었다. 게다가 1999년은 모두가 기억하듯이, 외환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가 전반에 걸쳐 휘청거리던 시기였다. 당연히 자발적으로 수해 대책을 포함해, 골프장 사업 자체가 제대로 추진될 리 만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 사례인 2020년 골프장 피해는 어떠했나? 그때도 예년에 비해 단기간에 폭우가 쏟아지자 몇몇 골프장에서 산사태가 일어났고 인명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경험을 한 바가 있었다. 때마침 그해 여름에는 유례없는 폭염이 예고되었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폭우가 더욱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고 기상예측 시스템의 문제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이 사회 저변까지 이르는 듯했다. 결국, 도처에서 그 해법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대비책을 논했지만 금년 피해 상황을 들춰보면 어쨌거나 이후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들이 많다.

큰 틀에서 보면, 과학계에는 이미 지구환경 파괴에 따른, 과거 평균치를 벗어난 기상이변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해 왔으나 각계각층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정치·외교 여건까지 감안하면 단시일에 궁극의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는 모양새다. 그러니, 당장은 더욱 빈번해질 수 있는 기상이변의 피해에 우리 각자는 물론이고 골프장들도 더욱 충실히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 지형이고 대부분의 골프 장들도 지형적 영향으로 산사태 피해 발생이 있을 수도 있으니, 기존의 배수 및 저류시설을 확대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폭우뿐만 아니라 만일의 폭염이나 물 부족 사태에도 필수적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수혜로 골프업계는 유례없는 활황을 지속하고 있어 금전 적인 여유도 있고 위기정보에 대한 사전 인지도 이제는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실행인데, 기업 경영 전반에 화두가 되고 있는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골프장의 중대재해처벌법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로 중장 기적 대책을 이제는 실천에 옮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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